은언군파 약사

은언군 인(썐 : 1754∼1801)은

자가 명흥(明興)이요, 장조의황제의 1남이며 숙빈(肅嬪) 임씨 소생이다.

1762년(영조 38) 은언군에 봉해지고, 1765년(영조 41)에 관례를 행하였다. 1771년(영조 47) 상인들에게 진 빚이 왕에게 알려져 직산현(稷山縣)에 유배되었다가 다시 제주도 대정현(大靜縣)에 안치되었다. 그 해 은신군이 제주에서 별세하니 1774년(영조 50) 은언군이 석방되어 다시 서용되고, 1777년(정조 1) 흥록대부로 가자(加資)되었다. 1778년(정조 2) 은언군 집에서 소를 밀도살하여 팔았다는 물의를 일으켰다. 1786년(정조 10) 아들 상계군(常溪君)이 홍국영(洪國榮 : 1748∼1780)에 의해 모반죄로 몰려 자살하자 왕명으로 강화도로 이사했다. 1797년(정조 21) 강화도에서 탈출하려다가 체포되어 그곳에 안치되었다. 1801년(순조 1) 신유사옥 때 부인 송씨와 며느리 신씨가 청나라 신부 주문모(周文謨)에게 영세받은 천주교인으로 순교하자 함께 강화도 배소에서 사사되었다. 향년 48세였다. 1849년(헌종 15) 손자 원범(元範 : 후의 哲宗)이 즉위한 뒤 신원 복작되었다.

은언군은 배위로 진천송씨를 맞이하여 3남 1녀를 낳았다. 장남이 상계군(常溪君) 침(湛 : 1770∼1786)인데 아명이 철득(鐵得)으로 홍국영에 의하여 완풍군(完豊君)에 봉해져 17세의 생애를 마치고 부인은 천주교 신도로 세례를 받아 신유사옥 때 살해되었다.

따라서 상계군은 아들이 없어 은전군(恩全君)의 손자 익평군(益平君) 희(　 : 1824∼1863)를 양자로 들였다. 그러나 이 익평군도 후사가 없어 덕흥대원군 12세손 계(?)의 아들 재덕(載悳 : 1852∼1877)을 입양하여 덕안군(德安君)에 봉했다. 그러나 이 덕안군도 아들이 없어 다시 덕흥대원군파의 재경(載經)의 아들 완용(完鎔 : 1872∼1936)을 데려다가 대를 잇게 하여 후손이 이어갔다.

은언군의 차남 풍계군(豊溪君) 당(쩪 : 1793∼1826)은 숙부인 은전군에게 출계했고, 3남 전계대원군(全溪大院君) 광(王廣 : 1785∼1841 : 兒名 快得)이 3남을 두니 장남이 회평군(懷平君) 명(明 : 1827∼1844)인데 18세로 요절하여 후사가 없고, 차남 영평군(永平君) 경응(景應 : 1828∼1901)도 후사가 없어 아들 · 손자 · 증손까지 모두 양자를 들여 세계를 이어갔는데 아들 청안군(淸安君) 재순(載純 : 1851∼1904)은 경창군(慶昌君) 10대손이요, 손자 풍선군(豊善君) 한용(漢鎔 : 1875∼1890)은 소현세자 후손 재철(載徹)의 아들이다. 16세로 요절하여 덕흥대원군파 건용(建鎔)의 아들 해승(海昇 : 1890∼?)이 입계하여 청풍군(淸豊君)이 되었는데 6 · 25 때 납치되었다.

전계대원군의 3남이 후에 철종장황제가 되자, 역모로 몰리고 천주교 신자가 되었다고 해서 거의 몰살되었던 집안이 다시 살아나 오늘날의 은언군파종이 되었다.

은언군 후손 중에는 은언군의 증손 재덕(載悳)이 1871년(고종 8) 문과에 급제하여 응교(應敎)를 지내다가 26세에 요절하여 덕안군에 추봉되고, 재순(載純)이 1868년(고종 5)에 문과급제하여 판서와 궁내부대신을 지냈는데 외교의 공이 있어 훈1등(勳一等)에 책록되고 청안군에 봉해졌다.

은언군의 장남 상계군이 17세로 죽자 처음에는 능원대군(綾原大君)의 8대손 세보(世輔 : 1832∼1895)를 입양하여 경평군(景平君)에 봉하고 호로 개명했다.

경평군이 19세 때 풍계군의 후사가 되어 안동김씨 세도와 싸우다가 28세 때 파양(破養)되어 신지도(薪智島)로 유배되고 철종장황제의 승하와 더불어 4년만에 풀려나와 흥선대원군의 배려로 한성판윤 · 공조판서 · 형조판서 등 화려한 경력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시조집 <풍아(風雅)>에는 시조 4백여 수가 있어 우리 나라 역사상 제일 많은 시조를 지은 작가로 유명하다.

은언군파 후손들은 현재 20여 세대에 불과하지만 스위스그랜드호텔 주인인 우영(愚英)과 중앙대 교수 우진(愚振)형제와 그들의 숙부 영주(寧柱 : 전 낙선재 비서실장), 그리고 세용(世鎔 : 송파구의회 의원) 등이 있다.